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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같은 현대적 국가에서 남녀 위상차 커 놀라
이달 말 이임 다니엘손 스웨덴 대사한국일보 황수현 입력 2015.08.12. 20:03
한국문학 애호가이자 소설가
"근현대사 연결된 문학 많아 인상적… 한국 배경 남녀차별 추리물 구상"
한국 소재의 탐정소설을 준비 중이라는 다니엘손 대사는 "육아 때문에 고학력 여성이 일을 포기하는 걸 보며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
주한 외국대사들이 모여 한국 문학을 놓고 이야기 나누는 서울문학회라는 모임이 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이 모임에 고은, 황석영, 박완서, 이문열, 은희경, 공지영, 김지하, 오정희씨 등 수많은 한국 문인들이 다녀갔다. 3대 회장으로 2011년부터 모임을 이끌어온 라르스 다니엘손(62) 스웨덴 대사가 이달로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난다. 한국 작가와 문학에 각별한 애정을 표해온 그는 틈틈이 탐정소설을 쓰는 아마추어 작가이기도 하다.
다니엘손 대사를 12일 서울 소월로 스웨덴대사관저에서 만났다. 그는 네 번째 소설을 구상 중이라며 배경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문학회 때문에 한국에서의 추억이 각별할 것 같다. 지난 4년 간을 돌아본다면.
"만족과 슬픔이 교차한다. 한국에 오겠다고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을 더 알고 싶어서였고, 나는 그 방법으로 문학을 택했다. 문학은 그 나라와 국민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다. 서울문학회를 통해 한국을 더 가까이 알 수 있게 된 건 기쁘지만 못한 게 많아 안타깝다."
-문학을 통해 본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나.
"한국의 고통스런 근현대사와 문학이 긴밀한 관계라는 게 인상적이다.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 민주화 운동에서 많은 문학작품이 태어났고, 내가 만난 한국의 모든 작가는 이 일들에 매우 예민한 감성을 갖추고 있었다. 알다시피 스웨덴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나라다(웃음). 힘든 시간이 좋은 문학을 낳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스웨덴과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문학에 애착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단편이다. 스웨덴은 단편을 쓰는 문화가 거의 사라졌는데 이는 문예지의 소멸과 맥을 같이 한다. 작가들 상당수가 교사인 것도 특이했는데, 작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한다."
-한국작가는 전업으로는 생계가 힘들어 교사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생계가 힘든 건 스웨덴 작가도 마찬가지다(웃음). 다만 교사 대신 정부 지원금을 받아 생활한다. 지원 작가로 결정되면 매년 5만달러 정도를 받는데, 여기서 책 판매 인세를 제외하는 식이다. 지원금을 받는 작가 대부분은 시인이고, 판매가 좋은 추리소설 작가들은 지원금이 필요 없다."
-스웨덴 추리소설은 한국 독자들 중에도 마니아가 많다.
"스웨덴에서 추리소설은 매우 중요한 분야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처럼 정치ㆍ사회적 이슈와 밀접한 게 특징이다."
-한국을 배경으로 쓰고 있다는 탐정소설은 어떤 내용인가.
"한국에서 놀란 것 중 하나는 이렇게 현대적인 국가에서 남녀 위상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다. 고학력 여성들이 육아 때문에 가정으로 돌아가는 걸 보며 소설을 구상했다. 현대적인 여성과 중년의 보수적인 남성이 부딪치는 내용인데 구체적인 건 아직 생각 중이다."
이날 밤 스웨덴대사관저에서는 다니엘손 대사의 송별회를 겸한 39회 서울문학회 모임이 열렸다. 대사가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고은 시인이 초청돼 작품을 낭독하고 문학을 주제로 대화했다. 다니엘손 대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고은 선생의 시는 늘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한다"며 "더 많은 사람이 선생의 시를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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