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안산) 기자] 회색빛 하늘 아래로 시종 빗방울이 떨어지던 29일 오전 5시 40분께.
경기 안산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앞엔 노란색 안개등을 켠 택시 수십대가 검은색 근조(謹吊) 띠를 두르고 내리는 비에 무겁게 젖은 채 줄지어 늘어섰다.
이날은 인근 화랑유원지의 제2주차장에 마련된 공식 합동분향소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옮겨지는 날이다. 지난 23일부터 6일간 수만명의 조문객을 받아 왔던 안산올림픽기념관의 임시 합동분향소가 문을 닫았다.
간밤에 올림픽기념관 안 단원고 학생 152명과 교사 4명, 일반 탑승객 3명 등 희생자 159명의 영정과 위패는 가로 40단, 세로 6단 규모의 대형제단에서 내려져 제단 앞 탁자 위에 조심스럽게 모셔져 있었다.
5시 50분께 유가족들은 올림픽기념관 안으로 모였다. 이들은 숨진 가족의 영정과 위패를 가슴에 안고 기념관을 나왔다. 경기도교육청 직원들이 택시 문을 열었고, 택시 운전사는 미리 운전석에서 나와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여 고인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유가족과 고인의 영정이 비에 젖지 않도록 택시를 타기까지 머리 위에는 천막이 둘러쳐 있었다. 유가족 대부분은 어두운 표정이었다. 일부 가족은 다시 한 번 울음을 터뜨리며 택시에 탑승하기도 했다.
6시 11분께 유가족과 영정을 태운 택시 한 대가 비상등 켠 채 화랑유원지를 향해 천천히 출발했다. 이 첫 택시를 시작으로 이날 아침 택시 40대는 각각 4차례씩 올림픽기념관과 화랑유원지를 왕복해 유가족과 고인의 영정, 위패를 옮겼다.
이른 아침 체육관 앞을 지나는 버스 안의 안산 시민들도 택시들의 행렬을 침통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봉사를 나온 택시 운전사 선병일(56) 씨는 “여기 모인 택시 기사들은 지난번 진도에 내려갔다 온 사람들”이라며 “다들 또 다시 봉사를 하겠다고 5시 30분까지 여기에 모였다”고 말했다. 선 씨는 “유가족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에요. 참으로 슬픕니다…”라며 말을 끝내지 못했다.
이날 아침 올림픽기념관 앞에 설치된 부스는 철거 중이었다. 급식을 나눠주던 대한적십자와 사랑의열매 천막은 7시께까지 자리를 지켰다.
안산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 공식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문을 열어 24시간 조문을 시작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화랑유원지는 올림픽기념관보다 접근성이 좋고 주차장 규모도 넓어 조문객들의 방문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가 공식 문을 열기 1시간여 전인 8시 45분께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그는 분향소 입구에 모여있는 유가족들과 약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주로 단원고 학부모들의 말을 듣는 편이었지만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주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의 방문에 “사고 수습 책임지고 사퇴하라!” “나가라!”고 고함을 치는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분향소 도착 후 25분만인 9시 10분께 분향소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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