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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직속상관의 지속적인 성추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오아무개 대위의 안장식과 하관식이 열린 4월8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에서 오 대위의 어머니가 동료 여군을 안은 채 오열하고 있다. 대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토요판] 정문태의 제3의 눈
(33) 여군의 신화와 현실
▶ 정문태 1990년부터 타이를 베이스 삼아 일해온 국제분쟁 전문기자. 23년간 아프가니스탄·이라크·코소보를 비롯한 40여개 전선을 뛰며 압둘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 최고위급 정치인 50여명을 인터뷰했다. 저서로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2004년), <현장은 역사다>(2010년)가 있다. 격주로 국제뉴스의 이면을 한겨레 독자들에게 들려준다.지금껏 미군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 경험을 보고한 여군 가운데 장군이 된 이는 아무도 없다. 여군 79%가 성학대를 경험했다는 미군에서 7.1%에 이르는 여성 장군 가운데 단 한명도 피해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기적으로 볼 것까진 없다.‘용감한 쿠르드 여전사…이슬람국가(IS)에 자살폭탄 맞서’ ‘노르웨이 2016년부터 여성 징병제 실시’ ‘현역 육군 중령 부하 여군 성폭행 혐의 구속’ ‘잠수함에도 여군 탄다. 이르면 2017년부터’ ‘여군 1만명 시대에 산부인과 군의관은 전원 남자’….요즘 우리 언론이 여군한테 부쩍 눈길을 주는 모양이다. 10월 들어서는 신문과 방송 가릴 것 없이 모든 언론사가 거의 날마다 여군 뉴스를 퍼 날랐다. 여군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아니고 여군 성학대 같은 고질적인 문제들이 10월에만 터진 것도 아닐 텐데, 무슨 유행인가 싶기도 하다. 여군에 대한 관심이야 굳이 나무랄 일도 아니지만, 심사가 좀 복잡하다. 어제는 여군 성학대 문제를 애처롭게 다루며 핏대를 올리더니 오늘은 은근히 여군을 내세워 군사주의를 부추기는 언론사들 태도가 그렇다는 말이다. 동정심과 군사주의, 이런 건 여군을 대하는 본질이 아닐뿐더러 그 둘은 상극이기도 하다.이슈타르에서 녹주부인까지그러고 보니 우리 언론사들이 여군을 아주 ‘귀하게’ 다뤄 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군 이야기만 떴다 하면 눈을 부라린 채 지면과 화면으로 대접해 왔다. 여군이면 가십거리도 곧잘 뉴스로 둔갑했다. 그사이 여군은 조건 없이 예쁜 얼굴 잘빠진 몸매여야 한다는 게 언론사들 선택이었다. 여군, 즉 돈 되는 상품으로 여겼다는 뜻이다. 그러니 언론사들은 여군 성학대를 놓고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어느 틈엔가 비키니 입고 총 든 금발 여군 사진을 떡하니 올릴 만큼 간도 커졌다. 요즘 우리 언론사들 인터넷판을 한번 보시라. 예컨대 10월10일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당한 육군 17사단장 뉴스판이다. <동아일보> 10월10일치 ‘육군 현역 17사단장 긴급체포, 성추행 피해 여군 위로해준다며 껴안고…’, <서울신문> 10월11일치 ‘육군 현역 사단장 긴급체포, 17사단장 집무실서 여군 성추행 행위 보니 경악’, <한국경제티브이> 10월12일치 ‘성추행으로 징역 6개월 수감 사례 보고도… 육군 17사단장 긴급체포’ 같은 기사들은 머리, 꼬리, 옆구리 할 것 없이 모조리 벌거벗은 여성 사진들에 포위당했다. <조선일보> 10월10일치 ‘육군 현역 17사단장 긴급체포, 부하 여군 성추행 혐의… 군 기강 비상’이란 기사 옆구리에는 ‘우리는 누구보다 강한 대한민국 특전사’란 사진에다가 ‘탄성 자아내는 허벅지’란 제목을 단 여성 연예인 사진을 붙여놓았다. 어쩌자는 건가? 뭘 말하고 싶은 건가? 이게 여군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비난해 온 대한민국 언론사들 얼굴이다.하기야 남근중심주의 역사관을 바탕에 깐 신화나 전설에서도 어김없이 여전사들이 등장하는 걸 보면 여군은 꽤 오래된 상품이 아닌가 싶다. 메소포타미아의 이슈타르(야슈타르), 이집트의 아누케트, 힌두의 두르가, 아즈텍의 이츠파파로틀, 아마존의 펜테실레이아 같은 이들이 신화 속 여전사라면 삼한을 정벌했다는 일본판 진구황후나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을 거들었다는 녹주부인은 전설 속 여전사들이다. 역사시대로 넘어와서도 7세기 중동의 카울라 빈트 알아즈와르, 10세기 키예프의 올가, 11세기 고려의 설죽화, 13세기 몽골의 쿠툴룬, 15세기 프랑스의 잔 다르크, 16세기 타이의 수리요타이 같은 구국 여전사들이 대를 이었다. 20세기로 넘어오면 영국 식민지배에 맞섰던 가나의 야아 아산테와아, 농지를 요구하며 브라질 정부군에 맞섰던 15살 소녀 마리아 로자, 김원봉의 민족혁명당에 참여해 조선의용대 부녀대 대장을 지낸 이화림처럼 해방혁명전쟁에 앞장섰던 여전사들이 등장했다. 그런가 하면 발틱지역에서는 1980년대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1990년대 체첸전쟁에 이어 올해 우크라이나 분쟁에서도 흰옷 입은 여성 저격수가 러시아군을 쏘아 죽였다는 화이트 타이츠 같은 현대판 전설도 나돈다.시대와 장소 가림 없이 등장하는 이 여전사들 이야기는 모두 정사를 벗어나 부풀려졌고 거의 모두가 남장을 한 채 적을 무찔렀다는 극적 공통점을 지녔다. 이건 인류사에서 전쟁은 모조리 남자의 일이었다는 증거다. 그 남자들의 사업에는 초월적인 힘이 필요했고, 그 남자들은 숭배 대상인 어머니를 투영시킨 여전사라는 상품을 만들어냈던 셈이다.역사 속의 여전사들 이야기 대부분 정사 벗어나 부풀려져
전쟁은 남자의 일이었다는 증거
그 일엔 초월적 힘이 필요했고
숭배 대상인 어머니를 투영시켜노르웨이를 한국과 비교하며
여성징병제 언급하는 건 어색
노르웨이 양성평등 지수 3위
117위 국가 한국이 흉내내는 건
여성박해이자 집단자해 행위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여군들이 성폭행 범죄에 노출돼 있다. 징병제 실시로 전체 군인 중에서 33%를 차지하는 이스라엘 여군의 모습. AP 연합뉴스 |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
출처 : 소울드레서 (SoulDresser)
글쓴이 : 복세먹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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