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breath! No breath! (숨을 쉬지 않아요!)”
지난 12일(현지시각)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몽골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KE868편)에서 한 60대 몽골인 여성이 울면서 소리쳤다. 여성 품에는 2살짜리 여아(女兒)가 의식을 잃은 채 몸을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이륙한 지 1시간 15분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
승무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기내방송을 탔다. “지금 응급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기내에 의료인이 계시면 즉시 일등석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웅성거리는 승객들 사이에서 한 남성이 좌석에서 일어나 일등석을 향해 달려갔다. 몽골에서 국제교류 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유병욱(41) 순천향대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이었다.
할머니 품에 안긴 아기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호흡곤란으로 숨을 못 쉰 지 1분이 지나면서 나타난 청색증(靑色症)이었다. 유 센터장은 재빨리 아이의 입을 열어 기도를 확보하고, 명치를 손으로 강하게 쳤다. 아이의 기도에서는 직경 2cm쯤 되는 흰색 덩어리가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먹인 마유(말젖 우유)가 덩어리져 아이의 기도를 막았던 것.
유 교수는 덩어리를 제거한 뒤 하임리히요법(음식 등이 목에 걸려 질식상태에 빠졌을 때 실시하는 응급처치법)을 10여 차례 실시하고, 아이의 볼을 꼬집어 정신을 차리게 했다. 응급조치는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 호흡이 5분 이상 멈추면 뇌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고, 10분을 넘기면 생명이 위태로워진다고 한다.
아이는 금세 의식을 되찾고 할머니에게 칭얼거렸다. 할머니는 유 센터장에게 서툰 영어로 연신 “Thank you(고맙습니다)”를 외치며 고마워했다.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유 센터장은 “비행기를 자주 타는 편이라 기내 응급환자를 많이 만나봤지만, 이렇게 위급했던 환자는 처음”이라며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은 유 센터장에게 감사의 표시로 국제선 프레스티지석 좌석 승급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3&aid=0002941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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