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5&aid=0000693423&cid=512473&iid=48844336
기사입력 2014-09-27 03:34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사는 김모(60·여)씨는 요즘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귀가할 때마다 차를 집 주변에 세우고 걸어간다.
이웃집이 한 방송국의 일일드라마 촬영지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드라마 제작진은 촬영일마다 김씨 집 앞까지 통행을 차단했다. 김씨는
“내가 우리 집에 차도 못 대느냐”고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드라마 촬영 중이니 조용히 해주시라”는
이야기뿐이었다.
김씨는 26일 “집을 빌려주는 주민은 가욋돈도 벌고 좋겠지만 그때마다 주변 이웃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며 “이렇게 스트레스 받은 게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종로구청에 민원을 넣은 데 이어 사비를 들여 항의
현수막을 만들 예정이다.
인근 주택에 사는 조모(29)씨도 같은 문제로 이웃집과 갈등을 빚고 있다. 조씨의
이웃집에서는 반년째 한 지상파 방송국의 주말드라마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 촬영이 끝나고 나면 수십명의 제작진이 남기고 간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조씨 집 주변에 수북이 쌓인다. 한밤중에도 강한 촬영용 조명을 쏘아대는 탓에 잠을 설치는 일도 다반사다.
조씨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연장한다는 소식에 시름이 더 깊어졌다”며 “거칠게 항의하고 싶지만 스태프들이 혹시나 해코지라도 할까봐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팀이 일반 주택을 빌려 촬영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늘고 있다. 주요 인기 촬영지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과 종로구 평창동,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등 주택 단지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집을 통째로 내어주고 받는 돈은
하루 2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직장인의 월급에 가까운 돈이다. 그러나 정작 해당 주택 이웃들은 촬영으로 인한 교통
통제와 소음, 쓰레기 문제 등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드라마 제작진이 차단봉을 치고 교통을 통제하는
탓에 집 대문 앞에서 교통 정체가 생기는 일도 잦다. 김씨는 지난달 한 여자 연예인이 탄 밴 차량이 대문을 막고 있어 “차를 치워
달라”고 부탁했다가 “촬영 준비 중이니 방해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아야 했다. 방송차량에 길이 막혀 마을버스가 멈추는 상황도
종종 벌어진다. 드라마 제작팀 관계자는 “일부러 통행이 적은 시간대에 맞춰 촬영하고 촬영이 끝나면 쓰레기를 줍고 가려 한다”며
“최대한 노력을 하지만 주거공간이다 보니 불만이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ㄴ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실종 4년 고양이, 230km 떨어진 옛집에서 재회 (0) | 2014.09.29 |
---|---|
[스크랩] “온라인 통해 만난 커플, 이혼율 3배 높다” (美 연구) (0) | 2014.09.29 |
[스크랩] 멧돼지인 줄 알고…밤 줍던 할머니 엽총에 사망 (0) | 2014.09.29 |
[스크랩] 숨 거두는 순간까지 아이 지킨 어머니 (0) | 2014.09.28 |
[스크랩] 푸른바다거북아, 치료는 공짜가 아니란다 (0) | 2014.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