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ㄴ

[스크랩] [20140416] 팽목항에 남아있는 사람들.."자원봉사자 떠날 때마다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 ㅠㅠ

음바페여친 2014. 9. 4. 15:50

 



 


세월호 참사로 실종된 양승진 단원고 교사의 아내 유백형씨가 사고 발생 140일째인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을 떠나지 못한 채 여름옷들을 정리해 상자에 담고 있다



“우리에게 추석은 아무 의미 없어”
체육관은 밤 11시면 불 꺼져
봉사자 줄고 지원·관심 사그라들어
“이러다 수색도 중단될까 두렵다”

실종자 10명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는 진도 팽목항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비가 내린 3일 오전 149t짜리 여객선 ‘섬사랑 9호’가 승객 10여명을 팽목항에 내려놓고는

다시 섬으로 떠났다. 항구는 ‘일상’을 되찾았다. 항구 주변에 빼곡했던 

자원봉사자 천막과 급식소들은 전부 사라지고 없었다. 

한때 수백명에 이르던 자원봉사자들도 30여명만 남았다.

실종자 가족들의 옷소매는 가을로 접어들며 다시 길어졌다. 
이들이 숙소로 쓰는 진도체육관 주변도 식당으로 쓰는 천막 두 곳, 
천주교 광주대교구와 조계종에서 세운 천막 두 곳만이 남았다. 
한때 24시간 불을 밝혔던 체육관은 이제 밤 11시면 불을 끈다. 
이제 팽목항에는 22명의 가족들이 남았다. 
바다는 48일 전 실종자 한 명을 돌려보내고선 여태 묵묵부답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원봉사자들을 등 떠밀어 돌려보냈다. 
미안한 마음에 5일부터 10일까지 자원봉사자들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나지 않는다. 수색작업도 이어진다. 
연휴 기간 해군과 해경,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 300여명이 남아 
수색 작업과 가족 지원 업무를 맡는다.

평생 명절을 남들처럼 쇄온 실종자 가족들에게 이번 추석은 의미가 없다. 
권오복(60)씨가 말했다. “진도군청 세월호 지원팀에서 차례상을 마련해 준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지 말라고 했다. 연휴 중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우리에게 추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권씨의 동생 재근(52)씨와 조카 혁규(6)군은 실종 상태다. 
베트남에서 온 제수씨는 이미 장례를 치렀다. 
혼자 살아남은 조카 지연이는 겨우 다섯번째 맞는 추석을 피붙이 없이 보내야 한다.

단원고 교사인 고창석(40)씨의 아내 민아무개씨는 “명절은 남편과 같이 보내고 싶다. 
추석 연휴에도 진도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했다. 
단원고 학생 황지현(17)양의  아버지 황인열(51)씨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저 차디찬 바닷속에 있는데 추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묻는다면 1번부터 10번까지 모두 아이를 찾고 싶다는 것뿐”
이라며 끝내 울먹였다. 체육관이 비어갈수록 상실감이 더 커진 이들은 
먼저 보낸 가족을 차례상에라도 모실 수 있는 유족들을 부러워한다. 
그래서 추석이 무의미하다기보다는 더 쓰라리다고 했다.


후략














 


출처 : 소울드레서 (SoulDresser)
글쓴이 : 미 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