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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7·30 재·보궐선거가 실시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에서 주승용 사무총장, 김재윤 의원, 박수현 의원(왼쪽부터)이 선거 관련 방송 뉴스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
새정치민주연합은 7·30 재·보궐선거 개표가 진행될수록 침울한 분위기가 짙어졌다.
투표가 끝난 오후 8시, 당 지도부는 국회 본관 2층 당 대표 회의실에 꾸려진 개표 상황실에 모이기로 했지만 마련된 30여석의 의자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상황실에 모인 주승용 사무총장과 양승조·표철수 최고위원만이 TV로 개표 생방송을 지켜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 최고위원은 “광주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이정현 후보가 선거운동을 참 잘하더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1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김재윤 전략홍보본부장과 우윤근 정책위의장 등이 상황실에 모여들었다.
오후 9시30분을 넘기며 수도권 6곳 가운데 경기 김포와 평택 등 주요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는 중간 잠정 집계가 속속 발표되자 침묵은 더욱 길어졌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일찍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한길 공동대표도 상황실에 들르지 않은 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방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회찬 국회 복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정의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노 후보 선거사무소에 총출동했다. 개표가 시작된 후 천호선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박원석 의원, 조승수 전 의원 등은 마른침을 삼키며 개표 방송을 숨죽여 지켜봤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선거 결과에 따른 지도부 교체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한 데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전략공천 파동 등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자 추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방’에도 적신호가 켜지자 새정치연합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실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공천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광주 광산을은 가장 낮은 투표율(22.3%)을 보였다. 전남 순천·곡성마저도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개표 내내 선두를 달리자 서갑원 후보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31일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