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수 목사 과로로 위독…가족들, 아파도 티내려하지 않아
(진도=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세월호 참사 발생 78일이 지나면서 진도 현지에서 장기간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과 봉사자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2일 진도군 교회연합회에 따르면 참사 직후부터 팽목항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병원에 입원한 문명수 목사(50·진도 만나성결교회)가 위독한 상태이다.
진도군교회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문 목사는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자원봉사팀을 꾸려 다음날인 4월 17일부터 팽목항에서 음식 제공과 청소, 운전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약 2주간 매일 새벽부터 자정까지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을 오가며 봉사하던 문 목사는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지난 4월 28일 밤 병원에 옮겨졌으나 고열과 두드러기, 패혈증 증세 등 상태가 악화돼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중이다.
함께 봉사하던 동료 목사들은 정기적으로 조기 축구도 하고 건강하던 문 목사가 세월호 참사 이후부터는 식사도 거의 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원식 목사(55·진도 신진교회)는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천막 아래서 눈을 붙이는 가족들을 보면서 문 목사나 나 역시 새벽에 잠시 집에 다녀오면서도 잠을 제대로 청하기 어려웠다"며 "문 목사는 현장에서 일도 했지만 가족들과 기도도 많이 했다. 더 큰 힘이 돼주지 못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사고 첫날부터 70일 넘게 진도 실내체육관을 지키며 실종자 가족들을 살피던 자원봉사자 장길환(50)씨도 지난주 과로로 쓰러져 목포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구호물품을 정리하고 가족들에게 지원하는 일을 해온 장씨는 진도읍에 살면서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체육관 물품 창고 한켠에서 눈을 붙이며 늘 가족들의 곁을 지켰고 애를 태우는 가족들을 팽목항으로 데려가 함께 실종자들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 체류 중인 가족들도 오랜 기다림 속에 몸도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다.
각 정부 부처가 서로 책임을 미루며 실종자 구조가 지연되는 동안 가족들은 "내 탓이다. 내가 배를 못 타게 했다면…. 내가 잘난 부모·자식이었다면…"이라고 자책하며 눈물지었고 끊었던 담배를 다시 꺼내 들기도 했다.
신경섬유종을 앓는 한 어머니는 상태가 악화돼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른 가족들 역시 "나 혼자 편하게 먹고 잘 수는 없지 않느냐"며 어지간한 통증도 참아 넘겨 버린다. 병원에 간 사이 가족을 발견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아파도 약이나 링거로 버티는 경우가 예사다.
자원봉사자 장씨는 건강 상태를 묻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보다도 가족들이 더 걱정"이라며 "아파도 아프단 소리도 못하고 억지로 밥 먹으라 하지 않으면 잘 먹지도 않는 사람들이라 옆에 있어줘야 하는데…. 내일이라도 퇴원해야겠다"며 가족들을 먼저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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