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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 헤어져” 톡 치면 끝… SNS 세대 만남 & 이별

음바페여친 2015. 2. 10. 20:0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2082117405&code=940100

 

▲ 연인 ‘편리한 이별’
상대 반응 피하고 싶어… 이해·설득 단계 외면한 채
SNS·메신저로 정리

▲ 동호회 ‘계산적 이별’
취업·목적 위해 모임 갖고 도움 안되거나 뒤처지면
채팅방 ‘나가기’ 버튼 눌러


“우리 사이는 딱 전화로 이별을 통보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사귀던 남자친구와 이별한 김모씨(29)의 말이다. 김씨는 대학시절 알고 지내던 학과 동기 최모씨(29)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20번이 넘는 소개팅에서 만나지 못했던 ‘말이 통하는’ 남자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애는 두 달 만에 끝났다. 연락이 잘되지 않았고,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갖기 힘들었다. 문제는 이별을 통보하는 방법이었다. 김씨는 고민 끝에 전화를 선택했다. 김씨는 “우리 사이는 직접 만나서 헤어짐을 고하기에는 가벼웠고, 한두 문장의 문자나 메신저로 정리하기에는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이별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전화 혹은 메신저로 관계를 종결하는 모습을 젊은 세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편리한 이별’이 연애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학교나 동아리, 취업스터디 등 인간관계 전반에서 20·30대는 쉽게 관계의 끝을 말한다.

 

 

 

 

 

 







젊은 세대의 ‘쿨’한 관계 인식에는 사회적 환경이 바뀐 탓도 있다. 윗세대에 비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 데다, ‘관계’에 집중하기에는 너무 지쳤다. 윤대현 서울대학교 병원 강남센터 교수(정신건강)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정을 맺는 것에도 에너지가 많이 든다”며 “집단주의가 중요한 사람도 에너지가 떨어지면 개인주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간관계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바로 끈끈한 점성과 지속성”이라며 “요즘은 인간관계 패턴이 쉽게 바뀌고 인구 이동도 빨라지면서 점성이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노 교수는 “점성이 약해지면 관계의 휘발성이 높아지고, 끈적이는 관계는 싫어한다”면서 “다른 사람이 내게 끈적이는 것을 싫어하고, 나도 상대방에게 끈적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김경학·김선영·김원진 기자 gomgom@kyunghyang.com>


■ 전문가 조언
상대 최대한 배려하고 결별 이유는 만나서 설명해야


누구나 이별을 당하면 아프고, 힘들고, 슬프다. ‘이별의 상처’는 새로운 관계맺기의 자양분이 될 수도, 평생 지워지지 않는 깊은 정신적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만나는 것보다 헤어지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미혼 남녀 4만여명의 만남을 주선한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연애코치’ 이재목 팀장은 이별을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 팀장은 “이별은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이라며 “이 과정이 최대한 행복하고 안전해야 하고, 배려를 받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이 발달해도 이별을 통보할 때는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 싶다”며 “상대방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라고 말했다.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스턴트 관계’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탈전통적 공동체’를 형성해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탈전통적 공동체는 거리응원 같은 것”이라며 “사람들이 이해타산을 생각지 않고 정서적 공감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만나는 거리응원은 매우 뜨겁지만, 끝나고 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간다”며 “이게 바로 전통에서 벗어난 탈전통적 공동체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어깨를 마주치면서 관계를 맺긴 하지만 서로에 대한 의무감은 지극히 약해진, 새로운 형식의 관계 맺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김경학·김상범·고희진 기자 gomgom@kyunghyang.com> 


출처 : 소울드레서 (SoulDresser)
글쓴이 : 누룽지백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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