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시스】김도란 기자 = "지금은 어버이날 따질 때가 아니죠. 아직도 차디찬 물 속에 있을 아이들만 생각하면…"
어버이 날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앞. 조문객에게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을 독려하던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A(42)씨는 '어버이 날이 뭔 의미가 있겠느냐'는 허탈한 표정으로 이렇게 되뇌였다.
A씨 외에 닷새째 분향소 앞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피켓을 든 다른 유가족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버이날, 이들에게는 벌써부터 먼 옛날 이야기인 것처럼 들렸다.
다만 '이유없이 차가운 물 속에 있을 영혼들 생각에 잠도 물 한모금도 미안하다', '수고하신 잠수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규명 바랍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놓칠새라 저마다 힘주어 들고 서 있을 뿐.
5월 가정의 달, 슬픔에 잠긴 안산에는 이처럼 어버이 날이 사라지고 없었다.
단원고 교문 앞 편의점과 문방구, 꽃집 등 가게 앞은 내놓은 카네이션 바구니가 무색할 정도로 휑 했다.
편의점 직원은 "미처 카네이션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이 하교때 바구니 하나씩은 꼭 챙겨갔는데 올해는 사고 때문에 카네이션을 찾는 학생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꽃집 주인도 "카네이션을 내놓긴 했는데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학생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유가족에게 미안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도 가정의 달 5월이 안산에서는 슬픈 5월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은 227명, 교사는 7명이다. 학생 23명과 교사 5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8일에는 단원고 학생 12명과 교사 2명의 발인이 안산지역과 광주광역시 장례식장 6곳에서 엄수된다. 유가족들은 카네이션 대신 자녀를 영영 떠나 보내는 슬픔으로 어버이날을 맞게 됐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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