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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기춘 등장, ‘新 유신시대’의 시작이다

음바페여친 2014. 4. 30. 17:24

 


 

유신헌법 제정에 참여해 실무역할을 했던 인물이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돼 박 정권의 최전선에 포진됐다. 박정희를 모셨던 인물이 대를 이어 그의 딸에게 충성하게 됐으니 박 대통령이나 신임 비서실장 모두 감회가 각별할 것이다.

 

왜 아버지 시대 사람을 불어온 걸까

 

골수 공안통 검사였고 중앙정보부에서 대공수사 핵심간부까지 역임한 고령의 ‘잊혀져가는 사람’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는 사실상 정권의 2인자에 자리에 앉힌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게다. 김기춘,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원로모임인 7인회 멤버다. 뒤에서 자문역할이나 해야 할 원로를 최전방에 배치한 노림수가 궁금하다.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으로 정권의 정통성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민감한 때다. 하필 이럴 때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권선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초원복집 사건’의 주인공을 구태여 발탁한 이유가 뭘까. 그만큼 박 대통령에게 김기춘이라는 인물의 활용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김기춘 등장 이후 벌써부터 박 정권의 그림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그의 경력과 인맥 등을 들여다보면 왜 박 대통령이 ‘아버지 시대’의 사람을 불러와 2인자 자리에 앉혔는지 그 대강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http://c.hani.co.kr/hantoma/2202572

 

국무총리가 비서실장을 상전으로 모셔야할 판

 

고등고시 사법과 12회 출신으로 1960년 검사로 임용됐으니 정홍원 국무총리에게는 검찰 대선배가 된다. 나이는 김 신임 비서실장이 5살 더 많지만 검사 임용은 10여년이나 빠르다. 검찰에 근무하며 서로 손발을 맞춘 적도 있다. 김 실장이 법무부연수원장으로 재직할 때 정 총리는 연수원 기획과장이었다. 

 

인연도 남다르다. 둘 다 경남 출생으로 경남중학교 선후배 관계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직후 정 총리가 거론되자 정계와 언론에서는 정 총리를 천거한 게 김 실장이라는 후문이 뒤따르기도 했다.

 

국무총리가 비서실장을 상전으로 모셔야 할 판이다. 고향 선배이자, 학교 선배이고, 검찰 대선배다. 한때는 상관과 부하 관계였다. 정 총리에게 김 실장은 ‘큰 형님’ 같은 존재일 것이다. 이런 관계에서 정 총리가 김 실장의 얘기를 거절할 수 있을까. 

 

법무부장관에게 김기춘? ‘자신을 아껴주는 원로선배’

 

그라면 황교안 법무장관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 둘 다 공안통이어서 그런지 죽이 잘 맞는다. 2005년 ‘6.25는 북한의 통일전쟁’이라는 강정구 교수의 주장이 논란이 됐을 때다. 검찰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구속수사를 결정하자 시민단체는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국보법 신봉자인 황교안 검사였다.

 

 

 

천정배 당시 법무부장관이 강 교수 구속수사를 막기 위해 사상 초유로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행사하자 수사지휘를 하던 황 검사가 반발했고, 여기에 공안검사 출신 김기춘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가세해 강 교수를 구속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이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박 당선인에게 천거했다는 얘기도 있다. 개연성이 충분하다. 강 교수 사건 당시 구속수사를 고집하며 법무부장관과 맞섰던 모습이 그에게는 인상적이었을 테니 말이다. 

 

이런 인연을 떠나서도 김 실장은 황 장관보다 21년 먼저 검찰에 임용된 대선배다. 나이 또한 18세나 많다. 자신을 아껴주는 원로선배에게 후배는 어떤 태도를 보일까. 안 봐도 뻔하다. 

 

검찰 대선배에게 에워싸인 법무부장관

 

또 황 장관은 정 총리의 대학(성균관대) 후배다. 김 실장은 황 장관을 직접 통제하거나 정 총리를 통해서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위치다. 법무부장관이 정 총리와 김 실장 등 검찰 대선배들에게 에워싸여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검찰을 잇는 연결고리는 민정수석이다. 이번에 김 실장과 함께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홍경식 수석 또한 공안통으로 김 실장과 인연이 있다. 김 실장이 대구지검장(1985)으로 재직할 때 김 실장의 지휘를 받는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이었다. 홍 수석 역시 김 실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의 ‘부하 검사’였던 홍 수석이 채동욱 검찰총장을 상대하게 된다. 나이로 보나 사법시험 기수로 보나, 검찰 경력으로 보나 홍 수석이 채 총장보다 7~8년 위다.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 장관은 채 총장보다 나이가 두 살 많고 사법시험도 먼저 합격했다. 

 

겹겹이 포위된 형국, '법무-검찰' 숨이나 쉴 수 있을까? 

 

채 총장은 법무부장관인 황 장관, 연수원 6년 선배이자 검찰선배인 홍 수석, 검찰 대선배인 정 총리, 그리고 검찰 원로선배인 김 실장에 의해 포위돼 있는 모양새다. 채 총장을 뺀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친박계’이고 서로 친분이 있다. 채 총장만 ‘비박계’다. 검찰이라는 고립된 섬을 군함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사정라인의 핵심인 ‘법무-검찰’이 걱정이다. 대선배와 원로선배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숨 조차 제대로 쉴 수 있겠는가. 

 

이번 인사가 원세훈과 김용판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 검찰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이 작용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국정원 사건 수사를 계기로 여권이 검찰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튼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번 인사를 통해 ‘법무-검찰’ 라인을 강고하게 틀어쥘 수 있게 됐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기춘 카드’에 숨겨진 네가지 노림수

 

김기춘 실장. ‘거물’임에 틀림없다. 그의 등장으로 청와대와 정부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방향의 분위기 전환이 아니라 우려스럽기만 하다. 박 대통령이 ‘김기춘 카드’를 꺼내든 노림수를 4가지로 대별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정부부처 장악력 강화다. 김 실장은 차기 대권을 노릴 인물도 아니고, 나이도 있어 정치에 욕심을 부릴 처지도 아니다. '김기춘 카드'를 꺼내든 이유 중 하나가 ‘욕심 없는 2인자’를 내세워 정부부처를 확고하게 틀어줘 보겠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정 총리를 장악할 인물로 김 실장만한 카드가 없다. 

 

둘째, 사정라인 장악이다. ‘법무-검찰’ 라인을 홍 수석, 정 총리, 김 실장 등 검찰 대선배와 원로선배들이 에워싸는 모양새가 연출된다면 사정라인 장악이 완벽할 수 있다는 판단이 이번 인사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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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공안통치의 시작이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법무부장관 등이 모두 골수 친박이자 공안통이다. 공안검사와 육사출신들이 박 정권의 양 날개가 됐으니 공안통치가 가능한 구도가 됐다. 김 실장의 이력은 ‘공안’과 ‘유신’으로 요약된다. 

 

이번 인사가 ‘공안통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또 다른 정황이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의 소통 창구인 정무수석에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유럽대사를 임명했다. 의외의 인선이다. 정치권과의 소통, 특히 야당과의 소통을 포기하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가기보다 공안통치로 밀어붙이겠다는 것 아니고 무엇이겠나. 

 

신(新)유신시대 시작되나

 

넷째, 신(新)유신시대의 도래다. 유신독재헌법 제정에 참여했던 김 실장을 발탁한 데에는 박 대통령의 특별한 의도가 있다고 봐야한다. 2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단초가 발견된다. 1989년 5월 당시 육영재단 이사장이었던 박 대통령이 MBC 시사토론 ‘박근혜씨, 아버지를 말하다’에 출연해 주장한 내용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MBC 시사토론 출연 화면(1989/육영재단 이사장 당시)

 

“5.16과 유신은 매도당해 왔다...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런 왜곡된 역사(5.16과 유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바로잡는 일이다...아버지는 자주국방과 자립경제를 이루기 위해 유신을 하셨다.”

 

유신에대한 부정적 평가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던 박정희의 딸이 이제 대통령이 돼 유신독재헌법을 만든 실무자를 정권의 제2인자로 내세웠다. 의미하는 게 뭘까. 유신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질 수 있는 신유신시대를 열겠다는 것 아닐까. 

 

 

출처- http://blog.daum.net/espoir/8127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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